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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정보 | 산업과 기업

은행업 : 주요 용어와 개념 (1) 수익성과 자본비율

by 코끼리해표 코끼리해표 2021. 7. 13.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있는 은행업종에 대한 관심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은행업 분석 시 알아야 하는 용어와 개념에 대하여 다루어보겠습니다.



| 은행의 수익원


은행의 수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분됩니다. 이자이익은 대출이자, 유가증권이자(채권이자 등) 등 말그대로 이자 성격을 가진 이익을 의미하며,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펀드, 보험, 카드 관련 수수료 등), 유가증권이익(평가손익 및 매매손익 등), 환율파생손익(외화자산/부채 관련 환율변동손익 등) 등 말그대로 이자에 해당되지 않는 성격의 이익을 의미합니다.

이자이익은 은행의 주된 수익원이나 각종 자본비율 규제, 유동성 규제 등으로 인해 성장 제약이 있습니다. 은행의 자본은 한정되어있는데 감당할 수 없을만큼 대출을 많이 해버리면 은행 부실이 생겨 전체 산업을 교란시킬 수 있으니 자본금 대비 일정 수준까지만 대출을 하도록 규제가 적용됩니다. 자본이 넉넉한 은행일수록 향후 대출량을 확대할 여력이 있으므로 자본비율 등의 여력이 많은 은행은 이자이익이 확대되는 금리상승기에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습니다.

비이자이익, 특히 수수료이익은 한동안 부실 우려가 적은 알짜이익인 것처럼 여겨져 수년간 해당 부문의 이익성장률이 높았습니다. (수수료이익은 은행이 펀드, 신탁, 보험 등을 판매하고 받는 수수료를 의미합니다.) 은행의 마케팅 화력이 집중된 결과인데, 일련의 펀드사태를 거치면서 이 쪽도 규제가 강해지면서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커졌습니다. 게다가 경쟁심화에 따라 마진율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요. 결론적으로 이전만큼의 성장성을 보이긴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팔리고 있던 펀드나 신탁 상품 같은 것이 없어지진 않을테니 꾸준히 이익 기여를 할 것입니다. 이자이익이 정체기 또는 하락기에 접어들면 비이자이익을 많이 거두는 은행이 수익 방어를 잘할 수 있습니다.


| 수익성 관련 용어


1. NIM (Net Interest Margin : 순이자마진)

앞서 언급했듯이 은행의 주된 수익원은 이자이익 입니다. 은행이 이자이익을 벌어들이는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 보려면 금액 기준보다는 자산규모 대비 수익성 기준으로 환산해서 보는 게 비교하기 좋을 것입니다.

만약 국민은행이 이자이익 4.5조원을 거두었고 전북은행이 이자이익 0.4조원을 거두었다고 하면, 국민은행이 돈을 훨씬 더 많이 벌었으니 장사를 더 잘한거다!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규모의 차이가 있기에 금액 기준으로 잘라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 국민은행의 대출자산이 300조원이고, 전북은행의 대출자산이 16조원이라면 국민은행의 자산수익률은 1.5%(=4.5조원/300조원), 전북은행의 자산수익률은 2.5%(=0.4조원/16조원)일 것입니다. 이렇게 수익성으로 보면 전북은행이 장사를 더 잘한 거지요. 물론 뒷단의 건전성 관리나 자본관리를 곁들여봐야 최종결론이 나오겠지만요.

NIM은 상기와 같은 필요성 하에 은행의 수익성을 따질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영지표로, 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NIM = (운용수익 - 조달비용) / 운용자산

여기서 운용수익에는 대출이자와 유가증권이자(채권 쿠폰, 주식 배당 등)이 포함되고, 유가증권 평가손익과 매매손익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운용자산은 운용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의 총 금액을 의미하며, 조달비용은 운용자산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함에 따라 지불하게 되는 예금이자와 은행채이자 등을 의미합니다.

NIM의 구조를 보면 이자 성격의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에서 관련 비용을 제한 다음의 수익률을 의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은행의 주 수익원은 이자이익이기 때문에 누가 장사를 잘했나 보려면 NIM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걸 개인이 계산하려고 들면 정확하지도 않거니와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 되겠지만, NIM은 각 금융지주 홈페이지 공시자료(실적보고서, 팩트북)이나 금융통계정보시스템(http://fisis.fss.or.kr) 등에 정기적으로 등재되고 있어 간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상장되어있는 종목은 특정 은행이 아니라 금융지주 형태이기 때문에 (제주은행 제외) 각 금융지주의 종속기업에 해당하는 은행 이외 사업 부문(증권, 카드, 보험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2. CIR (Cost Income Ratio : 총영업이익경비율)

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조달비용을 차감한 후의 이익이지만 인건비는 차감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조업종의 매출, 매출총이익 개념하고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금 조달비용 이외에 은행의 원가성 비용은 대부분 인건비와 점포임대료가 차지하고 있는데, 매출원가 계정이 따로 없다보니 이게 판관비로 처리되고 있지요. 그래서 CIR 을 통하여 판관비가 이익 대비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하여 비용 효율성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CIR = 판매관리비 / 총영업이익

총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산한 금액으로,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의 비용과 충당금이 반영되어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CIR은 인건비나 점포 임대료 같은 비용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체크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종의 판관비율과 개념적으로 완전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익 대비 고정비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동일합니다. 충당금에 관한 사항은 건전성 지표 부분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자본비율 (1) 개념 및 용어


은행의 이자이익은 은행부실 우려 때문에 각종 규제를 받아 성장 제약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규제의 내용을 알아야 은행이 자본을 얼마만큼 사용할 수 있고, 앞으로 대출자산 등을 얼마나 증가시킬 여지가 있는지 알 수 있겠지요. 은행 규제는 굉장히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자본비율 규제입니다.

대출부실 등으로 은행에 손실이 발생하면 대손충당금과 자본으로 그 손실분을 채우게 됩니다. 예상손실(EL : Expected Loss)은 적립 기준에 따라 적립해둔 대손충당금으로, 비예상손실(UL : Unexpected Loss)은 자본으로 흡수하는 개념입니다. 금융시장이 항상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손실을 흡수할만큼 넉넉한 자본이 필요하겠지요. 자본비율 규제가 존재하는 이유 입니다.

BIS비율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BIS(Bank of International Settlebank : 국제결제은행)의 산하기구 BCBS(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 바젤은행감독위원회)에서 정하는 이 비율은 1988년에 바젤 I 기준을 통하여 처음 도입되었고, 개정을 거듭해 현행 바젤 III 기준이 2010년에 시행되었습니다. 개정을 거듭할수록 기준이 강화되고 각국 은행의 상황이 다르다보니 기준이 발표된 이후 적용하는 기간도 오래 걸리는데, 10년 전에 시행된 바젤 III 기준도 아직 적용이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기준 내에서 세부사항이 계속 제시되기도 하구요.

자본비율을 논할 때 최저자본비율이나 기준일자 자본비율 현황 수치만 덜렁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관련 용어와 개념 정의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바젤 기준에서는 자기자본을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자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역순으로 설명하겠습니다.


1. 보통주자본(CET1 : Common Equity Tier1)

금융지주사의 실적보고서나 증권사 리포트 등을 보면 CET1 비율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입니다. CET1은 기본자본(Tier1 자본) 중에서도 순수한 자본금 성격을 가지는 자본 계정 합산값을 의미합니다. 표현이 좀 어려우니 계산식을 보겠습니다.

보통주자본 = (보통주)자본금 + 자본잉여금 + 기타포괄손익누계액 + 이익잉여금

계산식의 각 항목은 자본변동표에서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정들 입니다. 간단히 말해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본에 해당하는 것이 CET1 자본 입니다. 각 자본계정에 대한 설명까지 하자면 이 글의 범위가 한없이 확장될테니 관련 링크로 대체하겠습니다.

https://eletalk.tistory.com/220

투자이론 | 재무제표 개요  (2) 현금흐름표와 자본변동표

| 현금흐름표 기업활동을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구분하여 일정기간 동안 각 활동에서 나타나는 현금흐름(현금유입, 현금유출)을 표시하는 재무제표 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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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본자본(Tier1 자본)

기본자본은 은행에 부실이 생겼을 때의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을 의미하며, 보통주자본(CET1 자본)과 신종자본증권의 합산값으로 계산됩니다.

기본자본 = 보통주자본 + 신종자본증권

신종자본증권은 조건부자본증권(COntingent COnvertible Bond, 이하 "코코본드")의 일종으로,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 증권입니다. 은행은 자본비율을 맞추면서 사업을 해야하므로 지속적으로 자본조달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는데, 그렇다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유상증자를 할 수는 없습니다. 보통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일단 자본비용이 높아서 부담스럽고, 유상증자 시 지분희석효과로 인해 기존 주주의 원성을 감당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규제상 자본비율을 맞추면서 이런 문제를 일부 회피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 신종자본증권 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은 의결권이 없어 지분희석 우려가 없고, 주식처럼 만기가 없어 만기가 되면 상환을 해야하는 채권 성격의 자금이 아니며, 주식처럼 상황이 안좋으면 배당을 안줄 수도 있고, 은행 부실이 생기면 원금을 까버릴 수도 있고, 은행 파산 시 후순위채권보다도 더 후순위로 변제됩니다.(주식보다는 선순위 입니다)

신종자본증권의 이러한 성격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를 Tier1 자본의 조건으로 보셔도 되겠습니다.

1) 만기없음 (단, 발행기관은 일정기관 후 해당 증권을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질 수 있음)

2)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배당 시행

3) 부실금융기관 지정, 자본비율 미달, 기타 발행기관 재량으로 배당 미지급 가능

4) 미지급배당은 비누적적이므로 올해 배당을 안줬다고 해서 내년에 미지급배당까지 얹어서 지급하진 않음

5) 부실금융기관 지정 시 원금 상각될 수 있음

6) 해당 기관 파산 시 후순위채권보다 후순위 변제 (주식보다는 선순위)

이렇게 신종자본증권은 은행의 부실을 유의미하게 흡수할 수 있어서(=투자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서) 보통주는 아니지만 기본자본으로는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반채권 대비 수많은 패널티가 있는 대신 배당(이자)을 다른 채권 대비 더 많이 줍니다. 물론 주식의 배당보다는 덜 주겠지만요.


3. 총자본

총자본은 은행이 망했을 때 청산 과정에서의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을 의미하며, 기본자본(Tier1 자본)과 보완자본(Tier2 자본)의 합산값으로 계산됩니다.

총자본 = 기본자본(Tier1 자본) + 보완자본(Tier2 자본)

보완자본(Tier2 자본)은 후순위채권과 대손충당금을 의미합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부실 가능성에 대비하여 쌓는 그거 맞고, 후순위채권은 코코본드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후순위채권의 성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만기 5년 이상

2) 채권처럼 이자 지급 (배당과 같은 지급가능이익 범위 제한없음)

3) 부실금융기관 지정 시 원금 상각될 수 있음

4) 해당 기관 파산 시 선순위채권(담보부/무담보부)보다 후순위 변제 (신종자본증권 및 주식보다는 선순위)

5) 잔존만기 5년 이내로 되는 경우 매년 20% 씩 자본인정비율 차감

후순위채권은 은행 부실이나 청산 과정에서의 손실을 일부 흡수할 수 있으나 변제 순위에 있어 신종자본증권보다 선순위이고 만기가 정해져있어 "보완자본"으로 인정 받습니다. 자본금 성격을 봤을 때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보충효과가 신종자본증권보다 제한적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가 신종자본증권보다 낮아서 당장 눈에 띄는 매력이 덜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4. 기타 요구자본

바젤III 기준에서는 규제자본 체계 강화를 위하여 총자본 이외에도 경기대응완충자본, D-SIB(Domestic Systemically Important Banks), 자본보전완충자본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본비율의 종류에 관계없이 최저자본비율 수치를 논할 때 이들을 가산해야 하므로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4-1) 경기대응완충자본

경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하는 규제로 일정 주기마다 기준에 따라 적립요율을 산출합니다.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21에서 적립 세부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0 ~ 2.5% 범위 내에서 적립합니다.


4-2) D-SIB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인 2010년 금융안정위원회(FSB : Financial Stability Board)와 BCBS가 만든 SIFI(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 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대마불사에 해당하는 대형 금융기관은 금융위기가 와도 청산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SIFI 로 지정된 금융회사는 규모에 비례하여 자본을 더 쌓게 하는 것이 주요내용 입니다.

D-SIB는 SIFI의 국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금감원이 국내은행 중에 D-SIB를 매년 선정하여 1% 추가자본 적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1년 기준으로 신한, 우리, 하나, 국민, 농협 5개 은행이 D-SIB로 선정되어있습니다.


4-3) 자본보전완충자본

이익의 과도한 배분을 제한함으로서 자본 감소를 방지하여 위기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내용으로, 2.5%를 보통주자본으로 추가 적립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 자본비율 (2) 계산식 및 최저자본비율


1. 자본비율 계산식

자본비율 산출방법은 간단하지만 중요한 내용이므로 별도 챕터로 구분하였습니다. 각각의 비율은 모두 위험가중자산 대비 종류별 자본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산식의 분자 부분에서는 사실 자본에서 차감되는 공제항목이 따로 더 있는데, 들어가는 항목이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공시자료에는 이를 자본에 다 녹여놓았기 때문에 생략하였습니다.

자본 종류에 대해서는 이미 살펴보았으니 이제 관건은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이 부분도^^ 내용이 복잡하여 다음 챕터에서 다루겠습니다.

보통주자본비율 = 보통주자본 / 위험가중자산

기본자본비율 = 기본자본 / 위험가중자산

총자본비율 = 총자본 / 위험가중자산


2. 최저자본비율

현재 기준으로 BCBS 에서 제시하는 최저자본비율은 총자본비율 8%, 기본자본비율 6%, 보통주자본비율 4.5% 입니다.

여기에 D-SIB, 자본보전완충자본 기준에 따른 비율을 가산하면 각각 11.5%, 9.5%, 8.0% 입니다.

보수적 관점에서 경기대응완충자본까지 여기에 가산하면 각각 14%, 12%, 10.5% 입니다.

국내에서는 금감원이 제시한 최저자본비율이 총자본비율 14%, 기본자본비율 11%, 보통주자본비율 10% 입니다. 금감원의 기준은 지속적/점진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외부 기준이 계속 팍팍해지고 있다보니 자본확충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자본을 많이 쌓을수록 수익성은 나빠질 수 밖에 없으니 균형을 잘 잡아야겠지요.



| 자본비율 (3) 위험가중자산 (RWA : Risk Weighted Assets)


1. 개요 및 용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과정은 리스크를 크게 신용리스크(대출 해주고 돈 떼일 위험), 시장리스크(금융자산의 손익 변동성), 운영리스크(불완전판매, 직원 실수 등 내부통제 위험)로 나누어 각 세부자산별로 해당되는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지 가중치를 부여한 후 이를 다시 합산하는 과정 입니다.

광범위한 영역에 대하여 복잡 다단한 계산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은행의 대표적인 리스크는 신용리스크니까 이와 관련한 용어와 개념을 조금 맛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내용이 건전성 관련 내용과 연결되면서 대손충당금이 산출되고, 나아가 보완자본(Tier2 자본) 항목 중 대손충당금인정액이 산출되는 기반을 형성합니다.

먼저 신용리스크, 즉 대출 해주고 돈 떼일 위험의 크기를 숫자로 어떻게 측정하는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리스크관리 업무는 중고등학교 때 수학에서 배웠던 확률의 영역이고, 결국은 신용평가 모형을 모델링하는 일과 연결되기 때문에 빅데이터 업무 영역과도 연결됩니다.

은행은 돈을 여러 사람에게 빌려줍니다. 대부분은 이자도 원금도 잘 갚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신용정보수집 동의를 받은 후 대출 받는 사람(이하 "차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게 됩니다.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성별은 어떻게 되는지, 직장은 어떻게 되는지, 소득은 어떻게 되는지, 다른 금융기관 거래정보는 어떻게 되는지, 신용카드 사용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차주로부터 얻는 정보 이외에도 은행이 신용정보 조회망에서 받는 정보량이 많습니다.(신용정보 데이터를 다루는 업체가 상장주로 치면 NICE평가정보, 한국기업평가, SCI평가정보 같은 곳입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가공하여 과거 연체율, 부도금액 등을 계산할 수 있어 다음과 같은 개념이 제시되지요.


(1) 부도율(PD : Probability of Default)

1년 이내 부도 발생 확률로, 1년 부도율의 장기평균치를 의미합니다.


(2) 부도시익스포져(EAD : Exposure at Default)

차주의 부도 발생 시 남아있는 대출잔액 비율을 의미합니다. 익스포져(Exposure)는 리스크에 노출된 금액을 의미하는 광의의 용어인데, 여기서는 논의 범위를 축소하기 위해 "대출금액" 또는 "대출잔액" 등 문맥상황에 맞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차주가 부도를 냈을 때 대출을 여러건 이용하고 있고, 이 중 일부는 반쯤 상환하다 남은 것도 있으며 어떤 대출은 마이너스대출이고 등등 상황이 복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EAD는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을 고루 감안하여 계산한 대출잔액의 최적 추정치 입니다.


(3) 부도시손실율(LGD : Loss Given Default)

부도발생 시 금융기관이 해당 차주에 대한 대출로 인하여 입을 수 있는 손실비율 입니다. 어떤 차주에게 1억원을 대출해줬는데 LGD가 30% 라면 이 차주가 부도를 냈을 때 3천만원은 떼일 수 있다는 의미 입니다.


(4) 기대손실 (EL : Expected Loss)

자본비율 항목 서두에서 기대손실은 대손충당금으로 대응한다면서 언급했던 용어입니다. 기대손실을 퉁치려고 쌓는 게 대손충당금이기 때문에 이 2개는 서로 같은 금액이어야 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무상에서는 대손충당금을 쌓을 때 자산별로 건전성 등급을 매긴 후 해당 등급에 대응하는 적립율을 적용하여 대손충당금을 쌓기 때문에 기대손실 금액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기는 어렵고,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대손실보다 더 넉넉히 쌓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대손실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L = PD * EAD * LGD


2. 위험가중자산(RWA) 산출방법

RWA를 산출하는 방법은 크게 표준방법과 내부등급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표준방법은 규제에서 정한 기준(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3)을 그대로 따르는 방법이고, 내부등급법은 은행이 위험가중치를 산출하는 기준을 별도로 수립하여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은행은 자본비율을 높게 가져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자본비율 계산식의 분모에 해당하는 RWA를 가급적이면 작게 잡고자 하는 유인이 있습니다. RWA 산출방법 중 전자보다는 후자가 자산의 디테일을 더 풍부하게 반영하여 위험가중치를 산출합니다. 이게 은행에 무조건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되면 자본비율 자체가 엉터리가 될테니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야만 내부등급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만들어놓은 것이지요. 내부등급법이 무조건적으로 은행에 유리한 구조라고 잘라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대체적으로는 표준방법 대비 RWA가 작게 잡히는 편입니다.

아마 증권사에서 나온 은행업종 자료에서 어느 은행이 xx년도부터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자본비율이 개선된다는 내용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금감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세팅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양의 백데이터를 요구하는 관계로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과제를 빨리, 제대로 수행한 은행부터 내부등급법을 적용해나갔고, 지방은행 중에는 아직도 표준방법에 의존하는 곳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는 이러한 은행들도 내부등급법 승인이 머지 않은 시점일 것이므로, 향후 자본비율이 상당폭 개선되는 호재가 미실현 상태로 있는 셈입니다. 제조업종으로 치면 증설한 설비가 신규 가동되는 시점이 머지 않은 업체에 해당하겠지요.

그럼, 이제 표준방법 RWA 계산식을 먼저 보겠습니다.

표준방법 RWA = 자산금액(충당금 차감 후) * 위험가중치

표준방법에서 사용하는 위험가중치는 금감원이 제시하는 표준신용등급, 또는 공인된 외부등급 등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치가 정해집니다. 외부등급은 OECD국가신용도등급, 적격외부신용평가사가 정하는 신용등급(S&P, 피치, 무디스 같은 국제신용평가사 또는 국내 신용평가 3사인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정보)을 의미합니다.

표준방법 상의 위험가중치는 신용등급과 그에 상응하는 위험가중치 요율을 정리한 도표로 제시되는데, 이걸 다 제시하는 건 양도 많거니와 의미도 없으니 몇 가지 예시만 들어보겠습니다.

표준신용등급에 따라 기업의 위험가중치가 부여되는 것을 보면, AAA~AA- 등급은 20% / A+~A- 등급은 50% / BBB+~BBB- 등급은 75% / BB+~BB- 등급은 100% / BB- 미만은 150% 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표준신용등급이 AAA 라면, 은행이 삼성전자에 1천억원을 대출했을 때 이 대출자산을 RWA로 환산하면 1천억원 * 위험가중치 20% = 200억원이 됩니다. 우량한 기업에 대출해주면 위험가중자산이 적어지니까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에 대출해주는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출해줄 수 있습니다.

그 반면 BBB+ 등급의 적당한 중견기업에 1천억원을 대출을 해줬다면, 이 대출자산을 위험가중자산으로 환산하면 1천억원 * 75% = 750억원이 됩니다. AAA 등급의 삼성전자에게 3천억원 대출해준 것보다 RWA가 더 높은 것입니다.

물론 우량한 기업에 대출을 해줄 경우 대출이자를 많이 못받을테니까 마진율이 낮을 것이고, 따라서 우량기업에 대출을 많이 해준다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마진율 때문에 은행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 RWA 를 감수하면서 중소기업대출이나 개인사업자대출을 늘이는 선택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증권사 분석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대출량을 늘였다는 둥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RWA는 대출 시점에 한 번 산출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재산출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BBB+ 업체에게 1천억원을 대출해줬는데 1년이 지나고 보니 이 업체가 좀 망가져서 BB- 미만 등급이 되었다면, 대출금액은 1천억원으로 동일하지만 위험가중치가 75%에서 150%로 뛰어오르기 때문에 RWA는 2배나 증가합니다. 이런 건들이 여러개 모이면 자본비율에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는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침체기가 오면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선제적으로 회수하는 작업을 합니다. 일단 대출금을 회수해서 해당 대출자산을 없애두어야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고, 이런 방식으로 자본여력을 갖추어야 경영전략상 운신의 폭을 확보할 수 있는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올 때 우산을 거두는 은행이 미울 수 밖에 없지만, 은행도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차주 기준으로 신용등급을 나누어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기도 하지만, 주거용 주택담보대출, 상업용 부동산대출 등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달리 적용합니다. 주거용 주택의 경우 담보인정비율 50% 이하는 위험가중치 20% / 60% 이하는 25% / 100% 이하는 50% 이런 식으로 위험가중치를 부여합니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는 담보인정비율이 50% 이하일테니 위험가중치가 20%로 나오겠지요. LTV 50% 기준으로 아파트 담보대출 1억원을 해주면 RWA는 1억원 * 20% = 2천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내부등급법에 따른 RWA 계산식을 보겠습니다.

내부등급법 RWA = 부도 시 익스포져(EAD) * 위험가중치

내부등급법에서는 표준방법과는 달리 EAD를 기준으로 RWA를 계산하게 되고, 위험가중치 또한 표준방법과는 달리 소요자기자본율 함수를 통하여 별도 산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내부등급법도 기본내부등급법과 고급내부등급법으로 분류되어 해당되는 방법에 따라 적용 기준이 또 달라지고, 내용을 뜯어보자면 깊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는 내용이므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은행이 자체 계산하는 게 많고, 디테일이 반영되니 RWA가 전반적으로 표준등급법보다는 작게 잡히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의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세부사항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기본내부등급법에서는 EAD 측정 기준을 금감원이 정해주고, 고급내부등급법에서는 EAD 측정 기준을 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이 또한 금감원 승인을 받아야겠지만요. 표준등급법은 자산금액 기준이고 내부등급법은 잔액 기준인 EAD를 적용하니 더 좋은거네? 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표준등급법에서 적용하는 위험가중치와 내부등급법의 위험가중치는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고급내부등급법을 선호하겠지요. 적용하는 게 어렵지만요.


이번 편은 여기까지로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바젤III 기준에서 제시하는 레버리지, 유동성 규제에 관한 내용과 건전성에 관하여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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